핸드드라이어, 손 비비면 세균 더 남는다?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손 씻기다. 하지만 손을 깨끗하게 씻는 것만큼 중요한 과정이 있다. 바로 씻은 손의 물기를 제대로 제거하는 것이다. 물기가 남아 있는 손은 완전히 마른 손보다 미생물을 다른 곳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특히 공용 화장실에서는 손을 넣거나 대면 바람이 나오는 핸드드라이어를 흔히 사용한다. 그런데 이때 평소 습관처럼 손바닥을 서로 비비면서 말리는 행동은 오히려 세균 제거에 불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린 연구에서는 성인 30명을 대상으로 손을 씻은 뒤 여러 가지 방법으로 물기를 제거하고 세균 변화를 비교했다. 그 결과 핸드드라이어를 사용할 때 손을 비빈 경우, 손을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둔 경우보다 세균이 줄어드는 효과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을 비비면 바람에 노출되는 면적도 줄어들 수 있다. 핸드드라이어의 바람이 손바닥이나 손등, 손가락 사이에 골고루 닿지 못하면서 손 전체가 충분히 건조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손을 빠르게 말리려는 행동이 오히려 건조 과정을 방해할 수 있는 셈이다.
연구진은 손을 비비는 과정에서 피부 안쪽이나 손톱 밑 등에 있던 세균이 피부 표면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손을 씻은 직후에는 피부 표면에 남아 있는 물기뿐 아니라 손 곳곳에 존재하는 미생물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빠르게 손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종이타월을 이용해 손을 닦을 때는 이야기가 달랐다. 종이타월을 사용할 경우에는 손을 비비는 동작 자체가 세균 제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즉 손을 비비는 행동 자체를 무조건 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손을 건조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결과는 이전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응용미생물학 저널(Journal of Applied Microbiology)’에 실린 연구에서는 손을 씻은 뒤 핸드드라이어를 사용할 때 손을 비비면 세균 수가 감소하는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실험에서는 손을 비빈 뒤 오히려 세균 수가 늘어난 경우도 있었다. 반면 손을 가만히 둔 상태로 바람에 노출하면 손에 남아 있던 세균의 양이 감소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그렇다면 핸드드라이어를 사용할 때는 어떻게 손을 말리는 것이 좋을까. 핵심은 손을 비비기보다는 손 전체가 바람에 충분히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손바닥과 손등을 번갈아 바람에 대고 손가락 사이에도 바람이 닿도록 움직이는 것이 좋다.
특히 손끝이나 손가락 사이처럼 물기가 쉽게 남는 부분을 신경 써야 한다. 손을 씻은 뒤 일부 부위가 축축한 상태로 남아 있으면 손 전체가 충분히 건조됐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손 씻기 과정에서도 기본적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손바닥만 대충 문지르는 것이 아니라 손등과 손가락 사이, 엄지손가락 주변, 손톱 밑 등 손 전체를 골고루 씻은 뒤 물기를 충분히 제거해야 한다.
이번 연구 결과만으로 핸드드라이어 자체가 비위생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손을 씻은 뒤 남은 물기를 제대로 제거하는 과정이다. 핸드드라이어를 사용한다면 손을 서로 강하게 비비기보다 손 전체가 바람에 충분히 노출되도록 하면서 완전히 건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손 위생은 ‘씻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깨끗하게 씻은 손을 제대로 말리는 것까지가 손 위생의 한 과정이다. 특히 공용 화장실에서 핸드드라이어를 사용할 때는 평소 무심코 하던 손 비비기 대신 손바닥과 손등, 손가락 사이까지 골고루 말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